아산 고공농성자 금속노조 충남지부 유성기업지회 홍종인 지회장의 김소연 후보 지지선언
세상을 바꿔야 지킬 수 있다!
심야노동 철폐,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노동자는 올빼미가 아니다. 밤엔 잠 좀 자자”라고 외치며 투쟁을 시작한지 어느덧 1년 6개월을 훌쩍 넘어서고 있습니다.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선 투쟁과 업무복귀, 그리고 사측의 징계와 탄압에 맞서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한 투쟁과 서울 상경투쟁 등 뒤돌아 볼 여유도 없이 달려왔습니다. ‘어용노조 해체, 유시영 사장 구속’을 외치며 목에 밧줄을 걸고 굴다리 난간에 매달려 농성을 진행한지도 벌써 한 달이 넘어서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아침에는 민주노총 충남, 충북 본부장과 금속노조 충남, 대전충북지부장이 노동청 지청장실 농성에 돌입하였습니다.
유성기업, 노동자 평균 나이가 41세입니다. 2~30년의 야간노동으로 노동력은 저하되고, 내일 모래면 정년퇴직해야 될 노동자가 많은 공장입니다. 그간 노조의 완강한 투쟁으로 비정규직이 없는 공장, 관리자가 아닌 노동자가 현장통제력을 장악하고 있는 공장이었습니다. 자본에게는 끝없이 이윤을 창출하는 공장이지만, 그래도 노동자는 나름대로 단결과 투쟁으로 현장을 장악하고 생산을 통제할 수 있는 공장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래서 회사는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노동력이 저하된 고임금 늙은 노동자들을 내몰고, 투자 없이 노동 강도 강화로 생산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노조를 무력화해야만 했습니다. 차입경영을 하지 않는 등 막대한 이윤을 축적하고 있는 유성기업은 민주노조를 눈에 가시처럼 생각했습니다. 현대자동차 사측은 주간연속 2교대제를 무력화하기 위해 뒤를 봐주는 것뿐만 아니라,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해 깊숙이 개입해 왔습니다. 국회청문회 과정에서 창조커설팅의 노조파괴 공작(‘직장폐쇄→용역투입→조합원탈퇴 종용→제2어용노조 설립’)이 있었음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유관기관(청와대, 경찰, 검찰, 노동부)의 협조가 있었다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유성기업과 완성차 자본의 의도는 분명했습니다. 현장 복귀 이후 전조합원 싹쓸이 징계는 현장 노동자들의 존엄을 짓밟고, 길들이는 과정이었으며, 주요 민주노조 활동가들의 축출을 목표로 했습니다. 연이어 유성기업 사측은 어용노조 가입을 대대적으로 추진했습니다. 노동자들의 약점, 친인척관계, 업무배치 차별, 인간적 차별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이 총동원됐습니다. “어용노조 조합원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면 공정배치 해준다”라는 어처구니없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미 어용노조의 설립과정이 불법임이 드러났지만, 대전지방노동청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작년 한해 뜨거운 여름을 버티며 끝까지 ‘야간노동 철폐, 민주노조 사수’를 외쳤던 노동자들은 끈질기게 버티고 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노동자들의 투쟁을 통해 공격적 직장폐쇄와 어용노조 설립시도가 불법행위임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개선조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시간끌기로만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투쟁은 ‘심야노동을 철폐’하고,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한 투쟁입니다. 노동자가 심야노동과 장시간 노동을 하지 않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쟁취하고 지속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민주노조의 힘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투쟁은 ‘지키려는 투쟁’이자 ‘바꾸려는 투쟁’입니다. 민주노조를 지키려는 투쟁이고, 심야노동을 주간연속2교대제로 바꾸려는 투쟁입니다.
우리의 투쟁은 과거를 지키려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쟁입니다.
우리의 투쟁은 우리 자신의 건강권을 위한 투쟁이지만, 그래서 소박한 요구이지만, 동시에 우리 사회 전체 노동자들의 삶의 방식 전체를 변화시켜 낼 싸움의 출발입니다. 밤낮없이 공장을 돌려 이윤을 짜내려고 하는 자본의 이윤축적 방식에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입니다. 심야노동을 통해 인간의 노동력을 다 쥐어짜고, 자원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생산방식을 바꿔나가자는 투쟁의 출발입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생산력이 발전한 성과를 기업이 다 가로채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간 단축으로 노동자도 되돌려 받자는 투쟁의 첫걸음입니다.
그래서 ‘밤에는 잠 좀 자자’는 우리의 요구는 가장 소박하고 절박한 요구이지만, 이 시장경쟁논리가 판을 치는 이 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이기도 합니다. 이 사회 전체가 바뀌어야, 삶의 방식과 생산 방식이 바뀌어야 노동자가 밤에도 잠을 잘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노동자가 밤에 잠을 자야 상인도 밤에 잠을 잘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심야노동 철폐’는 노동자 건강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민주노조 사수 문제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 전체의 삶의 방식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 지를 결정하는 ‘정치’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심야노동의 철폐로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환경 문제이기도 하고, 핵발전소의 필요성을 줄여주는 탈핵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 ‘투기와 경쟁과 삶의 불안이 없는 세상’, ‘차별과 배제가 없이 함께 사는 세상’, ‘핵과 전쟁과 환경파괴가 없는 세상’을 내건 김소연 후보를 지지하고, 함께 투쟁해 나갈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야간노동 폐지”, “노동조건의 저하 없는 주30시간 노동제의 실시”, “노동자의 파업권을 제한하는 공격적 직장폐쇄와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그리고 “노조활동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과 가압류, 업무방해죄 등 형사처벌, 사업주에 의한 용역폭력의 금지”등을 내건 김소연 후보와 노동자대통령 선거투쟁본부는 온전하게 우리의 요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과거를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우리는 김소연 후보와 노동자대통령 선거투쟁본부와 함께 싸워나갈 것입니다. 세상을 바꿔야 지킬 수 있습니다.
2012.12.10.
금속노조 충남지부 유성기업지회 홍종인 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