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민주노조운동과 노동정치의 1번지, 경남 창원에서 다시 노동자계급정치를 새롭게 시작할 것을 호소합니다!

2012/12/11 0 Comment

한편으로 영광스럽고, 다른 한편으로 씁쓸합니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한국 민주노조운동의 1번지, 96~97년 총파업 이후 한국 진보정치・노동정치의 1번지 창원에서 김소연 후보와 노동자대통령 선거투쟁본부가 한국의 진보정치・노동정치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입니다. 그러나 그 진보정치・노동정치를 다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창원에서 이야기할 수밖에 없어 마음이 아픕니다.

 

2012년 대선 투표일이 불과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지금, 언론은 온통 ‘보수대연합’과 ‘진보대연합’에 대해서만 얘기합니다. ‘정권연장’이냐 ‘정권교체’냐만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야권 후보단일화 이후 ‘안철수’가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느냐만이 보도됩니다.

 

‘준비된 여성대통령’이란 사실 다가올 경제대공황 국면에서 제2의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위해, 노동자 민중들에게 위기를 전담시킬 ‘준비’를 뜻한다는 점은 누구도 얘기하지 않습니다. “중산층을 70%로 만들겠다”는 ‘제2의 747공약’만 노동자 민중들을 다시 현혹합니다.

 

‘일자리 창출’과 ‘경제민주화’를 위한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얘기합니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시 사회적 대타협이란 이름으로 노동자에게 고통분담이 강요되고, 경제민주화를 얘기하지만 그 경제주체인 노동자들은 빠져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얘기하지 않습니다.

 

‘MB정권 5년’에 대한 심판은 얘기하지만,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의 광풍이 몰아쳤던 ‘신자유주의 15년’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침묵합니다. 김대중 정권이 IMF 외환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시작했고, 노무현 정권에서 법적으로 제도화됐으며, 이명박 정권에게서 철저하게 관철된 정리해고제와 비정규직화의 역사에 대해서는 말문을 닫습니다. 재벌에게는 천문학적인 이윤을 가져다주었고, 노동자들에게는 정리해고의 고통과 비정규직 900만이 남은 15년 역사에 대한 책임을 우리는 누구에게 물어야 합니까?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도는 투기자본이 1,000조원인데, 생활비 때문에 늘어난 가계부채 역시 1,000조원인 이 현실을 우리 노동자 민중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현대차 비정규직 최병승, 천의봉 조합원이 울산의 송전탑에서, 유성기업 홍종인 지회장이 아산의 굴다리에서, 쌍용자동차 해고자 문기주, 한상균, 복기성 조합원이 평택의 철탑에서, 그리고 전북버스 노동자들이 조명탑에서 사내하청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심야노동과 민주노조 탄압 중지를 외치며, 국정조사와 정리해고자 복직을 절규하며, 전주 고속버스와 시내버스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엄동설한에 농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대통합”을 말하든, “사람이 먼저”라고 얘기하든, “새정치”를 외치던, 말로는 ‘문제 해결’을 얘기하지만, 당장의 구체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않습니다. 발길조차 주지 않습니다. 누가 그들 공약의 진정성을 신뢰하겠습니까? 우리 노동자들이 처한 이 절박한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세력들에게 어떻게 노동자 민중들의 미래의 운명을 맡길 수 있겠습니까? ‘정권연장’이 되도, ‘정권교체’가 되도, ‘새정치’를 해도 결국 노동자들의 절박한 문제에 대해서는 그럴 것입니다. 이미 우리 노동자와 민중들은 지난 15년간 뼈저리게 겪었습니다.

 

그런데 어디로 갔습니까?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의 문제 해결을 위해, 지금 시기 가장 앞장서서 투쟁해야 할 진보정치・노동정치는? 왜 기존의 진보정당은 다시 ‘진보적 정권교체’란 망령에 사로잡혀 신자유주의자들의 품에 안겼습니까?

어디로 갔습니까?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에 힘입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외치던 민주노총은 전현직 간부들은? 왜 자신을 침몰시킨 그 자본의 구명대로 투항하여 수많은 조합원들을 진보정치와 노동정치에 대해 절망하게 만들었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절망’ 자체에 안주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 노동자 민중들이 처한 현실이 너무도 절박하기 때문입니다. 주저앉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가오고 있는 자본주의의 대공황의 풍랑 속에서, 더욱 거세질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의 광풍 속에서 속절없이 다시 당할 수만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난 15년간 정권과 자본의 신자유주의 공세에 맞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화에 맞서, 민주노조탄압에 맞서 올곧게 투쟁해 온 노동자들이 모였습니다. 투쟁하는 현장의 노동자가 스스로의 정치의 주체가 되자고. 한낱 ‘진보대연합’이란 이름으로 다시 자본의 품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정치투쟁을 다시 시작하자고. 진정 노동자계급정치를 다시 새롭게 세워내자고!

 

우리는 정리해고 요건 완화니 비정규직 차별 해소니 하는 정치에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입니다. ‘정리해고제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정치를 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재벌 개혁이니 경제민주화니 하는 솜방망이 재벌정책에 현혹되지 않을 것입니다. 부익부 빈익빈, 사회적 양극화의 주범인 ‘재벌 자산의 몰수와 사회화’를 위해 투쟁할 것입니다. 우리는 국회의원 수줄이기나 대검 중수부 폐지 정도의 정치 쇄신에 ‘새로운’ 정치라는 수사를 덧붙이지 않을 것입니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주요 공직자의 선출 및 소환제 도입, 그리고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적 자유 보장을 위해 투쟁해 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이 모든 요구와 투쟁을 ‘반자본’의 정치로 모아나갈 것입니다.

 

우리의 정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정규직 노동자를 하나의 계급으로 단결시키는 정치입니다. 우리의 정치는 노동조합의 위로부터의 결정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현장 활동가들이 주체가 돼서 세워나가는 정치입니다. 우리의 정치는 노동자계급정치를 먼저 세우고 그 힘으로 민주노조운동의 혁신과 재편을 이끌어내는 정치입니다. 우리의 정치는 누구를 대변하는 정치가 아니라, 신자유주의에 맞서 함께 투쟁해 나가는 정치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정치는 새로운 시도입니다. ‘새정치’가 아니라 ‘새로운 노동자계급정치’입니다.

 

김소연 후보는 개인이 아닙니다. 바로 지난 15년간 정리해고제와 비정규직, 그리고 심야노동 철폐를 위해 투쟁한 노동자 모두의 이름입니다. 창원의 노동자민중들이 이 정치운동의 주체가 되주시길 바랍니다. 노동없는 ‘묻지마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노동정치의 새로운 출발에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다시 창원을 노동자계급정치의 1번지로 세워주시기 바랍니다.

 

2012년 12월 11일

 

노동자대통령 선거투쟁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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