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더 이상 노동자의 인간성을 파멸 시키지 마라.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유성기업 노동자 죽음을 애도하며
정리해고가 스무 세분의 쌍용차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갔다면, 직장폐쇄와 노조탄압이 유성기업 노동자 한분의 목숨을 앗아갔다. 12월 4일 오후, 유성기업 아산공장에서 30년간 일하던 노동자 한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직장폐쇄 이후 우울증과 자살시도를 반복하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우리는 이제 정리해고만이 아니라 직장폐쇄와 노조탄압이 어떻게 한 인간을 죽음으로까지 내몰고 있는지를 확인하게 됐다. 주변 노동자들에 따르면 이번에 돌아가신 유 모씨는 지난 5월, 유성기업의 직장폐쇄 직후 회사로 최초 복귀한 49명 중 한 명으로, 복귀 직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고, 산재로 인정을 받았으나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현장 관리자들과의 갈등, 그리고 조합원을 배신했다는 죄책감 등이 강하게 작용해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정리해고가 노동자를 산자에 죽은자로 나누어 갈등하게 하듯이, 공격적 직장폐쇄와 노조탄압 역시 결국 노동자를 나누어 서로 대립하게 만들어, 인간으로서는 차마 못할 배신감과 죄책감을 강요한다. 단지 일자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단지 민주노조 사수 문제만이 아니라, 자본은 정리해고와 노조탄압을 통해 노동자들의 인간성까지 파멸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지금 유성기업 현장에서 노동자들은 ‘감금노동’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실에 항의하며 유성기업의 홍종인 지회장은 ‘부당노동행위 금지와 노조파괴 관계자 처벌, 해고자 복직’등을 요구하며 굴다리 난간에서 한 달 넘게 고공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이런 현실이야말로 정리해고를 저지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투쟁이,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투쟁이 노동자의 ‘인간성’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는 점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노동자를 산자와 죽은자로 정리해고에 대해, 노동자를 적대적으로 만드는 민주노조 탄압에 대해, 인간이라면 어떻게 갈등하지 않고, 우울하지 않을 수 있는가? 그러나 더 이상 죽어서는 안된다. 죽는 것은 인간성마저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저 자본의 비인간적 본성에 굴복하는 것이다. 죽지 않고 살아서, 약해지지 않고 함께, 싸워야 한다. 자본에 맞서!
2012년 12월 5일
노동자대통령 선거투쟁본부
<사진 출처 : 참세상>